두뇌의 구성과 기능
학습장애의 기질적 원인에 대해서는 두 가지 논쟁이 있다. 첫째는 학습장애가 기존 저성취라는 용어를 대체하는 하나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용어라는 입장과, 둘째는 학습장애가 저성취와 구별되는 기질적 장애라는 입장이다. 최근의 신경생물학 연구들은 후자를 뒷받침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두뇌의 기능과 학습의 관련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간의 두뇌는 약 860억 개의 신경세포로 되어 있는데, 이 신경세포들은 서로 연결망을 형성하고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신호를 전달한다. 두뇌의 구성은 크게 소뇌, 뇌간, 대뇌로 이루어진다. 먼저 소뇌(cerebellum)는 자세, 균형 유지, 걷기 등의 자율적인 근육 움직임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기능을 하는 부위이다. 소뇌에 기능 이상이 생기면 부자연스러운 걷기, 손 떨림 등 협응적 근육운동에 어려움이 생긴다. 다음으로 뇌간(brain stem)은 대뇌와 척수를 연결하는 부위로, 연수(medulla oblongata), 다리뇌(pons), 중뇌(midbrain), 간뇌(diencephalon)로 구성된다. 뇌간에서는 심장박동, 호흡, 혈압 등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기능, 운동 및 감각 신호를 팔과 다리로 전달하는 기능, 그 외에도 안구의 움직임, 얼굴의 근육과 감각, 청각, 발성 등의 기능을 담당한다. 마지막으로 대뇌는 의식적인 사고활동을 통제하는 뇌의 가장 큰 부분이다. 대뇌는 크게 논리나 지적 사고와 같은 언어 기능을 담당하는 좌반구와 시공간에 대한 지각능력, 운동능력, 비언어 및 정서 기능을 담당하는 우반구로 나뉘어 있으며, 이들 두 반구는 뇌량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좌반구와 우반구는 다시 전두엽(frontal lobe), 두정엽(parietal lobe), 측두엽(temporal lobe), 후두엽(occipital lobe)으로 나뉜다. 먼저 전두엽은 주의, 계획, 사고 및 언어 기능과 운동 기능을 주로 담당하고, 두정엽은 감각정보 처리를 담당하는 부위이다. 측두엽은 학습과 중요한 관련이 있는데, 언어 이해에 관여하는 부위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손상이 있다면 글을 읽거나 말을 들어도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후두엽은 시각정보의 분석과 통합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학습장애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생물학적 요인
두뇌의 구성과 기능을 살펴볼 때, 학습장애 아동의 대뇌에는 비장애 아동과 구별되는 신경생물학적 특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대뇌의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면, 첫 번째는 유전적 요인이 있다. 단일 유전자의 이상이 학습장애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로는 염색체 6번과 15번의 이상, 성염색체 이상(클라인펠터 증후군, 터너 증후군)의 예를 들 수 있다. 또한 학습장애를 가진 부모의 경우 그 자녀도 학습장애를 가질 확률이 상당히 높다는 연구가 있다. 세대 간 학습장애 재출현율은 30~5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된다. 두 번째 요인은 태내환경적 요인으로, 임신 기간 중 태아의 두뇌가 발달되는 과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있다. 대표적으로는 산모의 흡연과 음주인데, 니코틴은 자궁으로 흐르는 혈액의 양을 감소시키고 일산화탄소는 태아에게 전달되는 산소의 양을 감소시키며, 술은 태아의 신경세포 분할을 저해한다. 그 외에 납, 질소화합물 등도 태아의 두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주의문제, 정서 및 학습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학습장애 아동의 신경생물학적 특성
학습장애가 기질적 장애임을 보여주는 신경생물학적 특성에는 크게 4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많은 학습장애 아동의 경우 좌반구가 우반구보다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아 비대칭적인 특성을 보인다. 태내 두뇌 발달에서 좌반구의 발달지체가 일어나면 좌반구의 편평측두가 상대적으로 작고, 이로 인해 언어이해 능력이 떨어져 언어 관련 학습활동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학습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대뇌피질 중 언어 관련 영역에서 신경세포 이상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주로 좌반구의 언어와 관련된 부위에서 불규칙한 신경세포 연결 등이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며, 그 외에도 언어 과제 수행 시 비정상적인 뇌파를 보이는 것, 주의 및 계획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상(thalamus)에서 비정상적 발달을 보이는 것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세 번째로, 학습장애 아동의 경우 좌우반구를 연결하는 뇌량의 크기가 일반적인 크기와 다르다. 이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모두 일관적이지는 않으나, 대체적으로 뇌량 후반부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큼으로 인해 좌우반구의 의사소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추정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대뇌피질의 발달 차이이다. 학습장애 아동의 경우 판단 및 통제 기능을 수행하는 전두엽이 비장애 아동과 비교해 2년 이상의 발달지연을 보인다는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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