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 정서행동장애 분야 개선 과제

과제 1: 정서행동장애의 정의와 진단기준 체계화

정서행동장애 분야에 대한 특수교육에서 지속적 논의가 필요한 첫 번째 과제는 정서행동장애의 정의 및 진단기준 체계화이다. 먼저 정의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을 살펴보면, 정서행동장애에 대한 규정에서 모호한 표현들이 포함되어 있고 정서행동 문제의 정도(severity)에 대한 서술이 없다는 제한점이 있다. 또 정서행동장애의 진단 및 평가 측면에서는 학교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검사 및 측정 도구의 부족이라는 한계가 있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시행규칙' 별표 상에 정서행동장애와 자폐성장애에 대한 4가지 검사도구명이 제시되어있기는 하나, 정서와 행동에 대한 특성은 매우 복잡 다양하기 때문에 하나의 검사로 개개인을 판단하는 것은 타당성이 떨어진다. 외국의 경우 다양한 영역에 대한 측정도구를 개발하고 타당도와 신뢰도를 입증하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 역시 자국의 상황과 학교 현장에서 실용성 있고 타당하게 활용될 수 있는 검사도구의 개발이 필요하다.

 

과제 2: 정서행동장애 학생의 통합교육

정서행동장애 학생들의 통합교육이 필요한 대표적인 이유는, 이들이 분리된 학급에서 생활하게 됨으로써 비장애학생들의 사회성 기술이나 일상적 정서 표현을 모델링할 기회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정서장애학생들이 성인이 되어 결국 지역사회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야 할 시기에 가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러한 의견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으며, 정서행동장애 학생들의 주의 산만, 과잉행동 등 외현적 문제가 일반학급의 교사와 비장애학생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심각한 정서행동문제를 가진 학생의 경우 일반학급에서 받는 많은 자극이 문제행동과 불안증상을 심화시키는 역효과가 있어, 분리된 학급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따라서 통합교육을 실시할 때에는 일반학급 교사와 특수교사가 지속적으로 의사소통 및 협력하고 특수교육 보조원 등을 활용하며, 대상학생이 또래들과 가능한 한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교사 또는 학부모의 일방적인 선택이 아닌 학생의 요구를 고려할 수 있어야 하며, 이에 따라 개별화교육계획을 수정보완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과제 3: 특수교육대상자 범주 밖의 학생들에 대한 대처와 노력

최근 사춘기의 반항심을 넘어선 폭력적이고 반사회적 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의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학생들은 과도한 공격성과 심각한 규칙위반을 보이기 때문에 정서행동장애를 지닌 특수교육대상자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들 중 극소수만이 적절한 지원을 받을 뿐 대부분의 경우는 부모나 지역사회로부터 방치되기 일쑤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안전한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폭력적이고 반사회적 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에게 종합적 지원이 필요하다. 특수교육 차원의 개별적인 중재, 가족들을 위한 지원, 나아가 복지, 의료까지도 포함하는 포괄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한편 학교현장에는 당장은 특수교육을 받을 대상은 아니지만 이대로 방치된다면 추후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경계에 놓인 학생들이 있다. 이러한 장애 위험 학생들은 조기에 판별되어 문제가 더 심화되기 전에 적절한 중재와 지원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차원에서 전교의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방적인 정서행동 지원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판별된 학생 또는 여전히 문제행동을 나타내는 학생 등을 대상으로 그룹 프로그램(사회성 훈련, 갈등해결, 분노조절 훈련 등) 지원을 제공하는 등의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과제 4: 정서행동장애 학생의 학업 성취

일반적으로 정서행동장애 학생들을 위한 교육은 학습보다는 행동에 대한 통제에 초점이 맞춰져왔다. 그러나 행동과 학습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에, 정서행동에 대한 중재와 더불어 학업능력 신장에 대한 노력이 병행된다면 학교의 수업 상황에서 나타나는 문제행동의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이러한 정서행동장애 학생의 학업 성취를 위한 중재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학습 전략, 학습 동기 측면, 교수학습 자료 등에 대한 연구가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