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 정서행동장애를 지닌 특수교육대상자의 분류

의학적 분류

정서행동장애를 지닌 특수교육대상자의 경우 그 분류는 크게 의학적 분류와 교육적 분류의 두 가지가 있다. 이 중에서 의학적 분류는 정신의학 의료전문가들이 다양한 정신장애를 체계화하고 다루기 위해 만들어진 분류이다. 정신과 의사들이 사용하는 의학적 분류체계에는 정신장애진단통계편람(DSM)과 국제질병분류(ICD)가 있다. DSM은 미국에서 주로 사용되며 정신과 의사들만 사용하는 분류체계이지만, ICD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면서 정신과 외 다른 의사들도 사용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우리나라 '장애인복지법'에서는 ICD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특수교육에서는 DSM에 따른 용어가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먼저, 1952년에 개발된 DSM은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진단하고 효율적으로 분류하며 전문가 간의 의사소통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후 여러 번 개정이 되면서 2013년에 DSM-5가 출간되었는데, 여기서 제시하고 있는 정신장애 범주 중 정서행동장애 학생과 관련이 높은 것은 다음과 같다. '신경발달 장애, 정신분열 스펙트럼 및 기타 정신증적 장애, 양극성 및 관련 장애, 우울장애, 불안장애, 강박 및 관련 장애, 외상 및 스트레스요인 관련 장애, 섭식 및 급식 장애, 배설 장애, 파괴적 장애 및 충동조절과 품행의 장애'. 다음으로 ICD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개발한 질병 분류체계이며, 가장 최근 판은 1992년에 출간된 ICD-10이다. ICD는 신체, 정신적 상태를 모두 포함하고 있으므로 그중에서도 5장인 '정신 및 행동장애'가 정서행동장애와 가장 관련이 밀접하다. 이 5장에 포함되는 범주 중에서 '통상적으로 소아 및 청소년에 발병하는 행동 및 정서장애'에 속하는 세부 범주는 다음과 같다. '운동과다성 장애, 품행(행위) 장애, 품행(행위)과 정서의 혼재성 장애, 특히 소아기에 시작되는 정서장애, 특히 소아기 및 청소년기에 시작되는 사회성 기능 장애, 틱장애, 주로 소아기 및 청소년기에 시작되는 기타 행동 및 정서장애'. 

 

교육적 분류

교육적 분류는 교육전문가들이 지지하는 분류의 방법으로, 범주적 분류(dimensional classification) 혹은 경험적 분류(empirical classification)라고도 한다. 이 분류에서는 정서 및 행동의 문제를 누구나 겪는 것이지만 그중에서 매우 심한 정도인 경우에 정서행동장애라는 관점을 가진다. 이 분류에서는 많은 정서행동장애 학생들의 행동특성을 수집하고 그중 특정 항목들에 대해 요인분석을 실시하며, 동시에 발현하거나 관련성이 높은 행동특성들을 하나의 요인으로 모은다. 교육적 분류에 반드시 포함되는 두 요인에는 내재화 요인과 외현화 요인이 있다. 내재화 요인은 과잉통제(overcontorolled)라고도 하며, 우울, 불안, 위축과 같이 개인의 내면적인 어려움으로 나타나는 상태를 의미한다. 내재화된 문제를 가진 학생들은 겉으로 보이는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지 않으나, 이 때문에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내재화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외현화 요인은 통제결여(undercontrolled)라고도 하며, 공격성, 반항행동과 같이 다른 사람이나 환경을 향해 문제가 나타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범주적 분류는 '정서장애'라는 표현보다는 '내재화 장애', '외현화 장애'와 같은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낙인효과를 줄이고 더 세분화되고 구체적인 교육을 지원할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

 

장애의 공존

이와 같은 분류체계가 발달한다 하더라도 정서행동장애의 분류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장애의 공존(comorbidity) 또는 동시발생(co-occurrence)때문인데, 이는 한 사람에게 2가지 이상의 장애가 동시에 나타남을 의미한다. 많은 정서행동장애 학생들은 외현화 요인과 내현화 요인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내재화 요인은 외현화 요인처럼 부각되는 경우가 많지 않으므로, 과잉행동이나 공격행동과 같은 외현화 장애 뒤에 숨겨진 내재화된 문제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특수교육을 필요로 하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학생의 행동 뒤에 공존할 수 있는 내재화 장애의 동시발생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